“인형극이라고 하기에는 애매해요. 이런 게 일종의 마임인가요?"(하림), “그냥 예쁜 이야기에요."(박진신 연출)무대 위의 연주자들이 음악을 연주하면서 간간히 내레이션으로 연기도 한다. 샌드아트, 그림자 극, 프로젝션 매핑, OHP아트 등이 다채롭게 무대를 꾸민다.
인형이 등장하기는 하는데 인형이라고 하기에는 투박하다. 이 극을 뭐라고 소개할까 고민하다가 일단 ‘음악 인형극’이라는 타이틀을 달았다.
“뮤지컬, 인형극, 연극 뭐 이런 한 가지 장르가 아니라 하나의 감성적인 쇼라고 봐주셨으면 좋겠어요."(하림)
23일 오후 8시 첫 공연으로 한 달 간의 장정을 시작하는 음악 인형극 ‘해지는 아프리카’는 가수 하림(39)의 아프리카 여행에서 출발했다. 3년 전 아프리카를 여행하면서 느낀 감성을 담아 쓴 노래에 극작가이자 연출가 박진신이 살을 붙였다.
모든 동물이 떠나고 곧 문을 닫는 오래된 동물원에 홀로 남은 늙은 사자 ‘우그라 므토토’와 주인에게 버림받은 어린 강아지 ‘산재넘이’가 주인공이다. 돌아오지 않는 주인을 기다리며 불안해하는 강아지에게 자신이 살던 아프리카 이야기를 해 주며 함께 상상 속으로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다.
2013년 두산아트랩 지원으로 첫 선을 보였던 50분 작이 90분으로 확대 편성되면서 이야기가 더욱 풍성해졌다. ‘해지는 아프리카’ ‘머니! 머니!’ ‘아프리카를 사랑하는 당신은’ ‘응고롱고로’ 등의 노래로 아름다운 아프리카의 모습과 함께 외면해서는 안 될 아프리카의 씁쓸한 현실을 들려준다.
“노래에서 얘기하는 아프리카는 마냥 아름답지는 않아요. 제가 본 아프리카는 우리가 생각해봐야 할 부분이 많은 곳이었어요. 온몸으로 느껴지는 아프리카를 보고 노래를 만들지 않을 수 없었죠."(하림)
“하림씨의 노래에서 오는 아프리카 코드에 저희 할아버지와 제 어릴 적 이야기를 섞었어요. 세상에 통달한 가장 지혜로운 사람과 꿈이 있는 사람의 우정에 관한 이야기를 함께 담고 싶었습니다."(박진신 연출)
‘해지는 아프리카’가 전하는 메시지는 결국 안식과 평화, 따뜻함이다. "해가 지면 집으로 돌아가는 아프리카 사람들의 발걸음을 보고 있자니 해지는 게 축복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해지는 아프리카는 곧 집으로 가는 길이라고 생각하고 싶습니다."(하림)
하림과 양양, 조준호, 이동준이 악기를 연주하고 노래를 부른다. ‘우구라 므토토’와 ‘산재넘이’, 이 둘의 움직임은 극단 푸른달 소속 배우 김효수, 오화연, 이재원, 임우영, 이화, 극단 푸른해 대표 정명필 등이 표현한다. 11월22일까지 대학로 유니플렉스 3관. 4만5,000원.
주최·제작 엔라이브. 02-549-5520
<조인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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