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날 때마다 정상적인 부부가 아니라서….(웃음) 반가웠고, 오랜 시간이 지나 서로의 연기가 더 나아진 상태에서 만나 더 좋았다."(손예진)
“그때와 장르가 달라서 또 새로웠다. 이렇게 아름답고 연기 잘하는 배우와 또 만나는 건 언제나 오케이다."(김주혁)
배우 손예진(35)과 김주혁(44)이 ‘아내가 결혼했다'(2008) 이후 8년 만에 새영화 ‘비밀은 없다'(감독 이경미)에서 다시 만났다.
두 명의 남편을 두고 살겠다는 아내와 이를 인정하는 남편이라는 독특한 설정으로 호흡을 맞췄던 두 배우는, 이번 작품에서 촉망받는 정치인과 그의 아내가 됐다.
손예진은 딸이 실종되면서 점점 모성애를 넘어선 광기를 드러내는 엄마 ‘연홍'을, 김주혁은 딸이 실종됐음에도 정치에 대한 야망을 버리지 못하는 아빠 ‘종찬'을 연기했다.
손예진은 과거 인터뷰에서 그동안 연기 호흡이 가장 잘 맞았던 상대 배우로 수차례 김주혁을 언급한 바 있다. 김주혁도 마찬가지다.
손예진은 26일 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비밀은 없다' 제작보고회에서 김주혁에 대해 “상대 배우를 편하게 해주고, 연기에 몰입할 수 있게 도와주는 배우"라고 평했다. 김주혁은 “손예진과 또 만나서 연기하고 싶다. 그땐 ‘덤 앤 더머'같은 코미디를 함께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두 배우를 재결합시킨 사람은 이경미 감독이다. 이 감독은 2008년 ‘미쓰 홍당무'로 ‘창의적인 코미디'라는 평을 받으며 데뷔한 연출가다. 이 감독 또한 8년 만에 두 번째 작품을 내놨다. 그는 “8년 전 연말 시상식에서 상을 받을 때 ‘아내가 돌아왔다'로 같은 시상식에 참석한 두 사람을 본 기억이 있다"고 했다.
이 감독이 이번에 내놓은 작품은 전작과는 완전히 다른 장르의 영화다. ‘미쓰 홍당무'가 캐릭터 위주의 코미디 영화였다면, ‘비밀은 없다'는 사건 위주의 스릴러물이다. 이 감독은 두 배우를 생각하면서 시나리오를 썼다고 했다. 그는 “손예진에게서 이전에 볼 수 없었던 광기를 끌어내고 싶었다. 김주혁에게서는 외향적이면서 내향적인, 발산하지 않고 자제하는 연기를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비밀은 없다'는 아이가 사라졌을 때 엄마와 아빠가 얼마나 다른 길을 가는지 보여주는 작품. 그러면서 부부가, 가정이 분열되는 모습을 담았다. 이 감독은 “내 편이 돼 줬으면 하는 사람이 내 편이 되어주지 못 할 때 느끼는 배신감과 소외감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했다,
이와 관련 손예진은 “극적인 상황 속에서 감정을 표현해야 하는 신(scene)이 많았다. ‘과연 내가 해낼 수 있을까'라는 스트레스가 심했다"면서도 “‘연홍'의 감정이 하나씩 완성돼 갈 때 느끼는 희열이 있었다"고 말했다.
김주혁은 “딸을 잃어버렸는데도 선거운동을 하는 ‘종찬'이 처음에는 이해되지 않아 연기 하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감독과 이야기하면서 ‘종찬'을 점차 받아들였고, 그렇게 연기하고 나니 새로운 걸 얻은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작품은 딸의 실종으로 인한 부부의 대립이라는 이야기와 함께 실종 사건의 비밀을 파헤치는 이야기가 동시에 진행되는 이야기다. 이런 복합적인 작품을 만들면서 이 감독이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서사가 얼마나 개연성 있게 흘러가느냐다.
이 감독은 “이 영화에 이유가 없이 등장하는 건 하나도 없다. 소품 하나하나에도 의미를 부여했다. 인물과 사건을 따라가면서, 이런 디테일한 부분까지 즐길 수 있게 만들었다. 전에 본 적 없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밀은 없다'는 다음달 23일 개봉한다.
<손정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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