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밀은 없다
6월 마지막 주말 볼 만한 영화를 소개한다. 20년만에다시온 블록버스터와 독특한 스릴러, ‘올해 꼭 봐야하는 영화'가 기다리고 있다.
◇ ‘인디펜던스 데이: 리써전스'
20년 만에 다시 온 ‘인디펜던스 데이'(1996) 후속편이다. 이 영화를 보면서 할리우드 자본의 위력을 느낀 관객들이 있을 것이다. 영화적 완성도와는 별개로, 지구의 모든 것을 파괴하는 장면을 구현하는 미국 영화계의 기술력은 당시 참 거대해 보였다.‘인디펜던스 데이:리써전스'도 이전과 유사하다. 20년 전 외계인의 침공을 버텨낸 지구가 다시 한 번 외부의 공격을 받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전작 ‘인디펜던스 데이'는 전 세계에서 8억1,740만달러를 벌어들인 메가 히트작. 롤런드 애머리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윌 스미스·빌 풀먼·제프 골드브럼 등이 출연했다. 후속작 또한 롤런드 애머리히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빌 풀먼·제프 골드브럼이 다시 한 번 같은 역할을 맡아 열연했고, 리엄 햄스워스·제시 어셔 등이 새롭게 합류했다.

인디펜던스 데이: 리써전스
◇독특한 스릴러 ‘비밀은 없다'
2008년 ‘미쓰 홍당무'를 내놓으며 평단의 극찬과 함께 데뷔한 이경미 감독이 두 번째 작품을 내놨다. 스릴러 ‘비밀은 없다'다.
영화는 사라진 딸을 찾아나선 엄마의 이야기다. 흔한 스릴러 서사이지만, ‘비밀은 없다'는 이런 전형성을 디테일로 극복한다. 촘촘하게 매설된 반전은 극 후반부까지 긴장감을 유지하는 역할을 하고, 이질적인 촬영 방식은 그 독특함으로 관객의 흥미를 깨지 않는다.
이제는 십대 자녀를 둔 엄마 역할까지 하는 손예진의 연기를 보는 재미도 있다. 딸에 대한 애증과 강박이 뒤섞인 감정을 표현해내는 손예진의 연기를 보고 있으면, 그가 왜 최고 여배우인지 알 수 있다.
◇아름다운 전기영화, 음악영화
‘본 투 비 블루'(감독 로버트 뷔드로)는 미국의 트럼펫 연주자 쳇 베이커의 삶은 담은 작품이다. 삶 전체를 담은 온전한 전기영화는 아니다. '본 투 비 블루'는 그의 삶 일부분을 통해 그가 어떤 인간이었는지 들여다본다.
'본 투 비 블루'에 아쉬운 점이 없지 않다. 그런데도 이 영화에 동의하고, 이 영화를 긍정할 수밖에 없다. 이유는 단 하나, 아름답기 때문이다.
쳇 베이커는 인간적으로 봤을 때 쓰레기다(실제로 그는 영화에서 보여주는 것 이상으로 상식 밖의 삶을 살았다). 하지만 음악인 쳇 베이커는 아름답다.
음악에 대한 태도가 아름답고, 그 태도가 만들어낸 음악이 아름답고, 나아가 쉽게 판단하지 않는 이 영화의 화법도 아름답다. 그리고 결국, 이선 호크가 아름답다.
◇올해 기억해야 할 영화 ‘우리들'
다가올 연말 2016년을 빛낸 한국영화 10편을 꼽는다면, 영화 ‘우리들'(감독 윤가은)은 반드시 포함될 것이다. 그만큼 이 영화, 훌륭하다.
윤가은 감독의 장편영화 데뷔작이기도 한 이 작품은 초등학교 4학년 여학생들의 이야기를 통해 ‘관계의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영화가 돋보이는 지점은 특정 세대의 이야기를 모든 세대의 이야기로 확장하는 능력이다. 이 확장력을 단순히 연출력과 연관지을 수는 없다. 보려고 하는 것을 얼마나 세심하고 사려깊게 '관찰'할 수 있느냐의 문제이고, 결국 보아낸 것에서 어떤 감정들을 ‘추출'해낼 것인지의 문제다.이런 면에서 윤가은 감독은 우리가 반드시 주목해야 할 연출가이고, ‘우리들'은 한 번쯤 볼 가치가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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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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