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정희 시인이 ‘시인으로 산다는 것’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워싱턴 문인회(회장 박현숙) 주최 ‘문정희 시인 초청 특강’이 10일 저녁 타이슨스 코너 우래옥에서 열렸다.
조지 워싱턴 대학 한국학 연구소 행사 참석차 워싱턴에 온 문정희 시인은 ‘시인으로 산다는 것’을 주제로 자신의 시세계, 시인의 삶, 시인의 자세에 대해 진솔하게 강연했다.
문 시인은 “오늘날 한국 현대시의 큰 병폐 중 하나는 소통의 결핍과 부재”라며 “개인 내면의 난해하고 모호한 자기 천착을 뛰어넘어 현실과 동떨어지지 않는 총체적 삶의 진실을 추구하고 공감할 수 있는 시 쓰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페기 구겐하임 컬렉션에 있는 문구 ‘Changing Places, Changing Time, Changing Thoughts, Changing Future’ 인용 후에는 “장소를 바꾸면, 시간이 바뀌고, 생각을 바뀌게 해서 미래가 달라지게 만든다. 시인들의 끊임없는 자기 갱신은 한 시대를 객관적인 시각으로 주시하는 힘과 발전의 계기가 된다”고 강조했다.
진명여고 시절 전국 백일장을 휩쓸며 최연소로 시집을 내고, 최고 여류시인의 반열에 오른 문정희 시인은 중국 청대 역사가 조익의 말 ‘국가불행시인행(國家不幸詩人幸)’을 언급하며 “한국의 암울했던 70, 80년대 시대 상황은 역설적으로 당시 시인들에게 좋은 시를 쓰게 한 배경이 됐다”고 해석했다.
문 시인은 “언어의 유희가 아닌 구체적인 시적 형성력을 높일 것과 좋은 시를 쓰기 위한 조건으로 ‘일상어가 아닌 사유의 언어를 사용하는 습관들이기’를 들며 “언어의 용량을 넓힐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독서와 사유”라고 강연을 매듭지었다.
문 시인은 시종 유쾌하게 강연을 이끌었으며 강연 후 늦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60여 참석자들의 질문에 명료하게 응답했다.
권귀순 전 문인회장의 사회로 진행된 행사는 여는 시 ‘토불’(윤미희), 초청인사(박현숙 회장), 시인 약력소개(서윤석), 축가 ‘판소리 춘향가 중에서 사랑가 대목’(송승호), 강연, 질의 응답, 시낭송(‘한계령을 위한 연가’ 김행자, ‘흙’ 박경주) 등으로 진행됐다.
<
정영희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