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싱크탱크 대담서 “韓 역량있어…美 확장억제 신뢰 유지가 관건”
▶ “北, 역내긴장 고조 우려하며 주한미군 전략적유연성 확대 반기지 않을수도”
미국이 새 국방전략(NDS)에서 북한 억제와 관련한 한국의 책임 확대를 명시한 가운데, 한반도 안보 환경 악화를 고려해 이러한 역할 조정은 신중하게 진행돼야 한다는 미국 전문가 의견이 나왔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30일 진행한 북한 관련 대담 프로그램에서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아태지역 안보 의장은 "미국이 현재 모든 책임을 동맹인 한국에 너무 급하게 넘기고 있어 그 책임 이양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가 북한을 무시하고 그들의 영토 문제라며 이를 한국이 주로 책임져야 할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문제로만 간주한다면 (북한의) 오판이나 모험주의적 행동, 문제가 발생할 공간을 열어주게 되고 이는 미국의 역량을 약화할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23일 미 국방부(전쟁부)가 공개한 NDS에는 "한국은 강력한 군, 높은 수준의 국방 지출, 탄탄한 방위 산업, 의무 징병제를 바탕으로 대북 억제에서 주된 책임을 질 능력이 있다"며 이 과정에서 이뤄질 미국의 지원은 "중요하면서도 더 제한적인 지원"이라고 서술한 바 있다.
크로닌 의장은 "이런 방향 자체는 장기적으로 옳을 수 있다"면서도 "인위적인 일정에 맞춰 추진될 것이 아니라, 현재 우리가 직면한 안보 딜레마가 매우 시급하며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는 점을 이해한 상태에서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마커스 갈로스카스 애틀랜틱카운슬 인도태평양 안보 담당 국장은 "한국이 더 많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지나치게 반발한다면, 이는 의도치 않게 한국이 더 많은 책임을 지는데 소극적이거나 무능력하다는 이야기에 힘을 실어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더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고, 실제로 비핵화 분야에서 더 많은 역량을 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미국의 확장억제(한국에 대한 핵우산 제공)에 대한 신뢰를 어떻게 하면 유지할 수 있을지, 미국이 어떤 식으로든 책임을 축소하더라도 결국 미국이 제공하는 확장억제가 훼손된 것은 아니라는 점을 어떻게 평양(북한)에 설득할 것인가"라고 강조했다.
이에 크로닌 의장은 "한국은 북한을 억지하고, 필요하다면 싸워서 이길 능력도 갖추고 있다"며 마커스 국장의 발언에 일부 동의하면서도 "이 모든 과정을 진행하면서 우리가 한국을 불안하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거듭 지적했다.
이민영 스팀슨센터 연구원은 북한이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확대를 마냥 반기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기존의 서구적 통념에 따르면 북한은 주한미군이 다른 역내 분쟁으로 역량이 분산되고 한반도 문제에 전적으로 집중하지 못하는 상황을 반길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지난해 여름 북한 매체의 일부 논평을 보면 북한의 계산은 그보다 훨씬 복잡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은 단순히 이를 반기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한국이 주한미군이 개입하는 역내 분쟁에 휘말릴 수 있는 가능성을 언급하며 그로 인해 긴장이 고조되고 북한 주변에 더 위험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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