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판매책 등 한인 5명 포함 국제마약조직 사건
<속보> 지난 2004년 6월 28일, 링컨길과 브린마길 교차로 인근 한국식당에 역사적인(?) 모임이 열렸다. 캐나다의 마약 공급책 2명과 시카고지역 딜러들 5명이 자리를 함께 하고 ‘물건’의 추가 조달 계획을 논의했던 것. 차이나타운 및 라틴 킹스 갱단과 연계된 이들 딜러 중엔 한인들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시카고를 배경으로 캐나다-미국 사이에서 활약하던 중국, 필리핀, 한국, 캐나다 등 4~5개 국가 출신 국제마약조직이 6일 연방검찰에 의해 기소된 가운데 이들 중 한인이 5명이나 포함돼 충격을 주고 있다. 이들 일당은 장장 4년간에 걸친 연방·로컬 경찰의 공조수사로 2005년부터 2007년 1월사이 연이어 체포됐으며 이후 연방검찰의 보강 조사를 받은 끝에 이번에 정식 기소된 것이다. 용의자 중 한인은 딜러 조직 리더인 오세진(37, 알링턴 하이츠)을 비롯, 앤드류 소(39, 몰튼 그로브), 헨리 전(36, 몰튼 그로브), 채종균(39, 스코키) 등 4명 외에 정 배(39, 나일스)도 포함된 것으로 밝혀져 총 5명으로 집계됐다.
이번 마약조직 소탕작전에는 듀페이지 카운티 셰리프 소속 언더커버 형사 2명이 위험을 무릅쓰고 구매자로 위장, 이들에 접근한 뒤 우여곡절 끝에 마약을 직접 구입해 증거를 확보하는 등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보도자료와 기소장 내용을 토대로 수사과정을 시간대 별로 재구성했다.
■ ‘은밀한’ 접근
-2003년 11월: 시카고 차이나타운서 사창가를 운영하고 있는 로만룽에게 ‘단골’인 어우양이 접근, 흥미로운 제의를 건넸다. 캐나다에서 활동 중인 마약 공급책 ‘저우’를 잘 안다며 마약을 싸게 구입할 수 있다는 게 핵심 내용. 구미가 당긴 로는 자신의 또다른 주요 고객으로서 시카고지역 마약 딜러인 오세진에게 ‘연결해주겠다’고 제안했다. 이에 오가 동의하면서 거래가 시작됐다.
-2003년 11월말: 거래가 성사되자 MDMA(일명 엑스터시) 1만정과 30파운드 상당의 마리화나가 오에게 공급됐다. 오는 물량의 대부분을 후안 후에르타(27)에게 다시 분배했다.
-2003년 12월~2004년 2월: 오와 조직원들이 이들을 내사 중이던 듀페이지카운티 셰리프 소속 언더커버 형사 2명에게 MDMA 1만정을 판매하려고 시도했으나 우여곡절 끝에 거래는 불발됐다.
-2004년 3월: 오와 조직원들이 B로 알려진 정보원으로부터 MDMA를 추가 공급받았다. 이 MDMA 중 일부가 다시 정보원 CS2에게 흘러가 경찰이 ‘물증’을 확보하게 됐다. CS2는 예전에 오로부터 MDMA를 공급받다가 체포된 전력이 있으며 이것이 오세진에 대한 연방세관단속국(ICE)와 듀페이지 셰리프 합동수사가 시작된 계기가 된 바 있다. 또 정보원을 통해 오가 공급받은 마약 대금을 제대로 치르지 못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회동
-2004년 6월28일: 오의 대금 결제 지연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딜러와 중개인, 공급책이 시카고에 모였다. 시카고 링컨길 한국식당에서 오는 또다른 딜러 민트를 소개, 그가 대금을 못치를 경우 민트가 대신 나설 것이라고 제의했다. 이를 캐나다 공급책 루옹과 저우가 받아들이면서 오와 로가 주거래 딜러로 계속 활동할 수 있게 되고 민트는 오를 보증하는 백업으로 인정됐다. 이 정보는 별개의 정보원 CS1이 제보했다.
-2004년 7월: 캐나다 공급책이 MDMA 및 마리화나 추가 분량을 오와 로에게 보냈다.
■ 꼬리가 길면 밟힌다
-2004년 7월~8월: 언더커버 형사들이 MDMA를 후에르타, 오세진, 앤드류 소(39, 몰튼 그로브), 정 배(39, 나일스)로부터 사들이는 데 성공했다.
-2004년 말: 오가 다시 저우로부터 공급된 마약 대금 지불에 실패, 민트가 대신 나서서 MDMA 및 마리화나를 루옹으로부터 직접 구입했다.
-2005년 초: 민트가 연방마약법 위반으로 체포, 기소된 후 멕시코로 도망갔다가 범죄자인도송환조약에 의해 미국으로 압송됐다. 2007년 12월 현재 민트는 복역 중이다.
■캐나다 조직도 일망타진
-2006년 3월: 민트의 부재를 이용, 언더커버 형사들이 민트 조직원들의 협조 아래 대규모 마약 딜러로 위장, 마침내 캐나다의 루옹과 직접 접촉에 성공했다. 캐나다 연방경찰(RCMP)의 언더커버가 듀페이지카운티 언더커버 형사의 부하로 위장, 3만정에 달하는 MDMA를 구입했다.
-2006년 6월: 루옹 외 6명이 캐나다에서 체포됐다. 캐나다 경찰이 무려 15만정에 달하는 MDMA와 3천그루의 마리화나 나무, 흡연용 마리화나 100파운드, 코케인 2킬로그램, 헤로인 200그램 등 총 10만달러(미화 기준) 어치의 마약을 압수했다.
-2007년 1월: 오세진 외 4명이 듀페이지카운티 소재 일리노이주 검찰에 의해 마약밀매 혐의로 기소됐다. 기존 수사 과정에서 드러나지 않았던 채종균(39, 스코키)와 헨리 전(36, 몰튼 그로브), 카를로 파나데로(36, 전 데스 플레인스 거주), 그의 동생 카를로 파나데로 주니어(27, 필리핀으로 도망 추정), 멜빈 두만랑(25, 시카고) 등이 포함됐다.
-2007년 12월6일: 시카고 연방검찰이 마리화나, 엑스터시 알약, 메탐페타민(필로폰) 소지 및 불법 배포 혐의로 한인 5명이 포함된 마약조직 총 21명을 기소했다. 봉윤식 기자
<시카고 국제마약조직의 실체>
*공급-캐나다
저우쥐원(33), 케네스 루옹(31), 첸수정, 수잔 첸, 이본느 로
*중개-차이나타운
로만룽(29, 사창가 운영), 어우양용(구양 용, 32), 리시엔우(32)
*판매-시카고 및 서버브
오세진외 7명(주판매책/5명이 한인), 이반 민트외 3명(보조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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