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장익상 특파원 = 미 중앙정보국(CIA)이 이란의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좌절시키기 위해 비밀리에 핵심 인물들의 망명을 추진했으나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했음이 밝혀졌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9일 보도했다.
전.현직 정보기관 관리들에 따르면 조지 부시 대통령은 빌 클린턴 행정부 당시 100여명의 정보 요원 및 분석가들로 운용되던 `이란 태스크포스’를 10명 수준으로 줄이는 등 이란에 대해 별 관심을 두지 않다가 지난 2005년 이란에 관한 정보수집 활동을 강화하라고 지시하는 등 태도를 바꿨고 이에 CIA는 해외첩보작전부 내에 이란팀을 만들어 `두뇌 유출(Brain Drain)’이라고 명명한 작전을 마련했다.
포터 고스 전 CIA국장이 직접 지휘해 펼쳐진 이 작전은 이란의 핵 관련 인사들을 국외로 빼돌려 핵무기 제조 능력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동시에 핵심 과학자들의 유출을 통해 궁극적으로 개발 능력을 저하시키는데 있었다.
과학자 및 군사 관계자들의 망명 시도는 CIA가 냉전시대 이래 주요 상대국을 중심으로 펼쳐온 정보 작전들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다.
이에 따라 CIA는 예상 망명 대상자들의 리스트를 작성하고 어떤 인물이 빠졌을 때 이란의 핵프로그램이 지연되거나 멈출 수 있는지 그 영향력을 점검했으며 희망 국가로의 망명이나 재정 지원 등 보상책까지 마련했다.
하지만 약 2년동안 비밀리에, 조심스레 진행해온 이 작전의 성과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CIA는 6명 가량의 이란 인사들을 망명시켰지만 이들 가운데 어느 누구도 이란 핵 프로그램에 관한 포괄적인 정보를 제공할 위치에 서있지 않았다.
망명 대상자들의 신원이 철저히 공개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터키 이스탄불에서 갑자기 사라져 망명설과 피랍설이 나도는 알리 레자 아스가리 전 국방차관의 경우도 CIA의 개입 의혹이 제기되고 있지만 설사 CIA가 망명시켰다 하더라도 그 역시 핵프로그램과는 거리가 멀었다는 평가다.
특히 미 정보기관들이 지난주 이란이 지난 2003년말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중단했고 이란이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진행하더라도 오는 2010~2015년이 돼야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충분한 양의 농축우라늄을 생산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이란 핵기술이 여전히 취약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간한 것을 보더라도 이 작전은 처음부터 목표설정이 잘못되는 등 적절치 못했다는 평가를 면키 어려울 전망이다.
is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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