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의 시간과 공간을 도예와 호흡하고, 대화하고, 사랑하며 더불어 살아왔다.
흙과 불의 조화로 이루어진 작품들은 마냥 다정다감한 정감으로 영혼 속에 스며든다.
토양에서 철분을 걸러내어 불속에 구어진 초벌구이, 미세한 분자로 빚어낸 예술이다. 은은한 물결의 비색으로 빠져 들어가게 하는 백자의 매력은, 보면 볼수록 영혼을 도취하게 한다. 구수한 맛으로 환원된 분청과, 상감기법을 승화시켜 흙의 절정을 불의 예술로, 묘미로, 구어진 청자의 비밀은 위대하다. 언제나 친근하고 보면 볼수록 애정이 용솟음친다.
그정은 은근히 사람들의 마음에 들어와 심금을 울리는 미혹의 절정이다. 초벌구이 바탕에 화공들이 산수화를 그려 유액을 발라 가마 속에서 불속에 승화할 때 탄생의 그 완성은 놀랍다.
천사백도의 고열속에 견디고 인내하며 한점도 거짓이 없는 순수 그대로다. 잘구어진 도자기는 손끝으로 두들겨 보면 옥소리 굴러가는 소리가 난다. 순수한, 고귀한, 그대로 꾸밈이 없는 정직한 토양과, 물과 공기와 불을 속일 수가 없다. 일본 사람들은 청자를 좋아한다. 하지만 그들이 우리나라에서 나오는 흙, 물, 나무를 가지고 그땅에서 그대로 재현해서 청자를 만들어 보지만 실패하고 말았다. 일본의 공기, 우주 공간이 우리와 똑같지 않기 때문이다.
1990년 5월에 일본에서 도요지로 유명한 규슈와 아리따에 답사하러 갔다. 규슈의 14대손 심수관 선생님의 요장이 있다. 문앞에 <대한민국 명예 총영사> 간판이 있었다. 일본인들의 사랑을 받는 도예가였다. 전시장과 작업실을 보았다.
혼을 불어 넣은 도예기법을 보고 감탄했다. 거의 미색 바탕의 분청에 결정유에 가까운 분위기였다.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턴으로 빚어낸 작품이었다. 아리따는 우리나라 도공들이 왜정때 끌려간 도요지다. 도공 김삼평씨 비석이 있었다. 이곳에 국보 1호 도자기가 있다. 우리나라 도공들이 만든 작품이었다. 유구한 역사의 맥을 이어온 혼도 자기들 것으로 만들어 버리는 침략성은 기가 막힐 정도다. 도자기 혼까지도 도적질하는 민족성을 보고 마음이 착잡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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