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오렌지카운티는 한인 축제들이 붐(?)을 이룰 전망이다. 오는 5월을 시작으로 10월까지 불과 6개월 동안 어바인과 풀러튼, 부에나팍, 가든그로브 등 OC 4개 도시에서 4개의 한인축제가 연이어 열린다.
가장 먼저 어바인 한인축제가 오는 5월17일 어바인 시청 앞 광장에서 개최된다. 올해로 5번째 를 맞는 이 축제는 한국문화의 우수성을 타민족에게 알리자는 목적으로 시작됐다. 2번째는 처음 시도되는 ‘김치 축제’로 iCAN 인사들이 주축으로 추진되고 있다. 캘스테이트 풀러튼에서 한식과 한국문화를 주류사회와 차세대들에게 알리겠다는 취지이다.
3번째는 올해 31회째를 맞는 OC 한인축제인 아리랑축제다. 9월11-14일 열릴 예정으로 부에나팍 나츠베리 팜 인근의 시어스 백화점 주차장에서의 개최를 추진하고 있다. 마지막은 OC 한인상공회의소가 10월께 주최할 ‘비즈니스 엑스포’다. 실내 박람회 형태로 추진돼 온 기존의 행사와 달리 실외에서 다양한 문화행사와 함께 추진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30여 년 전 OC에서 처음으로 한인축제를 주도한 한인 원로들은 “다양한 한인축제가 다양한 장소에서 개최되는 것은 좋은 일”이라며 환영하는 입장이다. 그 만큼 한인인구가 늘어나고 있고 커뮤니티에 대한 한인들의 참여가 적극적이라는 것을 반영한다는 시각에서다.
하지만 문제는 돈이다. 축제 주최는 각각 다르지만 예산은 결국 미국에 진출해 있는 한국 기업들이나 지역의 한인 업주들에게서 거둬들이게 된다. 일부 축제 준비위원들은 주류사회의 기업이나 한국 정부로부터 후원을 받겠다고 하지만 크게 기대하기는 어렵다.
미주에 파견 나와 있는 한 기업 관계자는 “크고 작은 단체들이 와서 행사 후원을 부탁한다”며 “단체로 보면 일 년에 한 번이지만 다른 단체들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지원하다 보면 기업에는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이라고 볼멘소리를 내기도 했다.
다음으로 꼽을 수 있는 문제는 콘텐츠다. 예산이 빠듯하다 보니 제대로 실력 갖춘 공연자들을 초청하지 못하고 지역에서 활동하는 비전문가들을 겹치기 출연하게 하는 일이 허다하다. 한 공연자가 수년째 같은 내용을 공연해 관객들의 지루함을 사기도 했다.
예산에 맞춰 인기도가 떨어지는 한국 연예인들을 헐값에 초청해 행사 후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하고, 2년 전에는 축제공연을 하기로 한 연예인들이 출연료를 많이 받기 위해 2중 계약을 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한국문화의 우수성을 알린다는 당초의 취지는 사라지고 예산 확보를 위한 떼쓰기, 한국문화를 싸구려로 전락시키고 마는 결과만 낳게 됐다.
한인축제가 많이 개최된다는 것은 분명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예산확보를 위한 수익구조나 축제 내용의 다양화와 전문성을 이루는 ‘혁신’이 전제되지 않으면 축제 자체가 OC 한인사회에 또 다른 민폐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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