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에도 수선 업종은 매출이 늘고 있는 가운데 구두수선업소 ‘슈닥터’의 데이빗 윤 사장이 구두를 수선하고 있다. <박상혁 기자>
고유가·고물가 시대 한인들 알뜰작전
옷은 고쳐 입고
가전은 부품 갈고
구두엔 밑창 대고
“유행이 지난 옷은 고쳐 입는다. 새로 구입한 구두에 밑창을 대서 구두축이 닳는 것을 방지해 오래 신는다. 낡은 가전제품은 부품을 갈아서 고쳐 쓴다.”
물가 급등과 고유가가 지속되면서 소비자들의 지갑은 굳게 닫혔지만 알뜰 전략을 내세운 소비자들이 늘면서 일부 수선 업소들은 ‘불황 속에 호황’을 노리고 있다.
6가에서 ‘손박사 옷수선’을 운영하고 있는 최재숙 사장은 “최근에는 유행이 지난 여성의류를 수선해 달라는 주문이 많다”며 “새 옷을 사기보다는 옷장에 넣어둔 옷을 고쳐 입겠다는 알뜰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짧은 재킷이 유행하며 재킷의 길이를 줄이는 수선이 20~30달러, 어깨가 넓은 재킷을 날렵하게 줄이는 수선은 50~80달러, 90년대 유행했던 일자바지를 최신유행 스키니바지로 줄이는 수선은 20달러 선이다.
구두수선도 알뜰 소비자들에게는 우선 절약 항목이다. 웨스턴에서 ‘슈닥터’를 운영하는 데이빗 윤 사장은 “호황이라고 할 정도로 수선 주문이 늘어난 것은 아니지만 고급 구두를 오래 신기 위해서 밑창을 추가로 대거나 굽을 교환하는 주문은 꾸준하다”고 말했다. 윤 사장은 “중국산 신발들은 가격이 싸기 때문에 어느 정도 신다가 버리는 것이 요즘 풍속도”라며 “핸드백 색깔을 새로 염색해 분위기를 바꾸는 것은 알뜰 멋쟁이들의 비밀”이라고 말했다.
불경기에 대형 지출을 꺼려하는 소비자들의 심리를 반영하듯 가전제품 수리 업체들도 매출 증가를 경험하고 있다. 미국은 인건비가 비싸서 가전제품을 수리하는 것보다 새 상품을 구입하는 것이 더 저렴하다는 통념이 있지만 세탁기나 냉장고 등 일반 가전제품은 소모되는 부품을 갈아 쓰면 새 것이나 다름없다.
‘야베스서비스’의 브라이언 김 사장은 “새 것을 사기 전에 수리가 가능한지 문의하는 전화가 많이 늘었다”며 “한인들보다는 중장년층 백인들이 수리를 문의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전력 소비가 많은 오래된 가전제품을 신제품으로 교환해 주는 정부보조 프로그램도 문의가 폭주하고 있다. LA 수도전력국과 남가주 에디슨사(SCE) 등이 에너지 절약 제품을 새로 구입하는 소비자들에게 제품에 따라 50~250달러의 쿠폰을 제공하고 있다. 이외에도 고가구 소파의 천갈이를 하는 업체들이나 보석을 새로운 디자인으로 만들어 주는 업소들의 수요도 크게 늘고 있다.
<김연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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