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별난 여행기’라는 책에서 읽었던 한 얘기가 떠오른다. 호주 윗 쪽에 자리하고 있는 제법 커다란 화산섬인 파푸아뉴기니는 한반도의 2배 땅에 뉴기니 섬 동반부와 부건빌(Bougainville) 섬, 뉴아일랜드(New Island) 섬 등 본토 외의 600여 개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인구 710만명에 때 묻지 않은 원시 그대로의 자연 환경으로 속이 환히 들여다보이는 투명한 바다 산호초들의 어여쁜 자태가 황홀해서 보는 이들을 감탄하게 한다.
그곳에서 아무 걱정 없이 뛰어 다니던 아이들은 배가 고프면 주변 도처에 널려있는 열매를 따먹고 축제일에는 천연염료로 치장하고 밤새워 춤 춘다. 밤이 되면 사람들은 통나무를 베개 삼고 야자수 잎 아래서 모래사장을 침대삼아 잠이 든다.
바나나 잎 아래 살림이라고는 달랑 냄비 두개 식사도구가 전부다. 경치 좋고 자연이 아직도 살아 숨 쉬며 자원이 풍부한 이곳을 사람들은 천국이라 얘기한다.
그러나 이곳을 천국이라 부르는 또 다른 이유를 들었을 때 또 한번 놀랐다. 한 작가가 어느 날 우연히 본 충격적인 장면은 태어난 지 3개월 된 막내 어린 아기에게 젖을 물리던 아주머니가 아이가 실컷 우유를 먹어 배를 채우게 한 다음 어미를 잃은 새끼 돼지 두 마리를 데려와 자신의 젖을 먹이더라는 것이다.
그 작가는 쇼크와 어지럼증으로 그 자리에 서 있을 수 없어 주저앉았다고 한다. 그랬더니 젖을 먹이던 아주머니는 “우리 인간도 아무렇지 않게 소 젖(우유)을 받아먹고 그 맛있는 치즈는 양젖으로 만들며 유목민들은 낙타 젖으로 버터도 만든다”며 “그저 자연이 우리에게 준 것들을 쓸 만큼만 사용하고 욕심을 부리지 않고 모두 자연에 돌려주는 것”이라 얘기했다는 것이다.
한참을 파푸아뉴기니에 머물며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게 된 그 작가는 이후에도 돼지 새끼에게 젖을 물려주는 아주머니의 모습을 이해하게 되고 자연에 동화된 완벽한 인간의 평화스러운 모습이 바로 천국이라고 얘기 했다.
우리가 많이 들어오던 얘기지만 실제로 쓸 만큼만 가져오고 나머지는 돌려준다는 일의 실천이 얼마나 힘들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한다.
그런데도 분수를 모르고 자기가 만물의 위에 서있는 양 마치 칼끝을 잡고 날뛰는 철모르는 아이가 되기도 한다. 인간은 자신들이 만물의 영장이라면서 주위의 모든 혜택이 당연한 것인 양 뽐내고 거기다 모자라서 남의 것까지 빼앗아가지려 하는 탐욕이 얼마나 이기적이었나 새삼 생각하게 한다.
인간은 결코 자연의 정복자가 될 수 없으며 그저 티끌만한 작은 존재로 잠시 이 세상에 머물다 가는 존재다. 짧은 인생, 작은 것에도 감사할 줄 아는 겸손한 마음으로 4월의 봄을 시작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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