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페인에 대한 시기·질투..”
한 의원이라도 더 동해병기 지지로 돌아서게 만들기 위해 이메일 보내기 운동을 전개하기로 한 미주한인의목소리(VoKA)는 어느 행사장에서 예상치 못했던 홀대를 당해야 했다. 가지고 간 이메일 캠페인 참여 신청서를 나눠줄 수 있겠느냐 했더니 ‘복잡하다, 행사를 방해 한다’는 반응이 즉각 나왔다. 그렇다며 한쪽에 테이블을 놓고 신청을 받을 수 있겠느냐고 묻자 그건 허용했다. 사전에 도움을 주겠다고 했던 주최 측의 말과 너무 다른 대접에 VoKA 임원들은 적잖은 섭섭함을 느꼈다. 광고를 해주겠다고 약속도 이미 잊어버린 뒤였다. 피터 김 회장은 “행사가 끝난 뒤 이리저리 굴러다니는 신청서를 목격할 때는 모멸감마저 느껴졌다”고 말했다. 조국의 자존심을 찾겠다고 발버둥치고 있는데 이런 푸대접을 받아야 한다는 게 이해가 되질 않았다. 그 일로 그 단체 임원들과 다툼이 있기도 했다.
김 회장은 “동해병기의 중요성을 잘 모르던 때 일어난 해프닝이라 생각한다”며 “지금은 한인들이 모두 한마음이 됐으니 다 잊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답답했던 일은 어느 교회에서도 벌어졌다. 데이브 마스덴 상원의원과 워싱턴한인사회를 대표하는 한 교회를 찾아가 협력을 구하기로 하고 담임목사와 면담 날짜를 잡았다. 예배를 마치고 나오는 성도들을 상대로 서명을 받으려는 목적이었다. 이메일 보내기, 5불 걷기 등에 동참해달라는 뜻이었다. 대화가 잘 돼가는 것 같더니 갑자기 나타난 한 ‘불청객(?)’에 의해 상황이 꼬이기 시작했다. 그는 “미국은 정교 분리 원칙에 따라 교회 안에서의 정치 활동이 안된다”는 것이었다. 마스덴 의원과 김 회장 등 다른 참석자들은 머쓱해질 수밖에 없었다. 특정 정치인에게 후원을 하자는 것도 아니고 당파적인 이슈를 홍보하는 것도 아닌데 워낙 완강하게 반대 의사를 나타내니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결국 그 교회에서의 캠페인은 포기해야 했고 나중에 다른 큰 교회에서 홍보 활동을 할 수 있었다.
김 회장은 선거법으로 따져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 일을 그가 굳이 나서서 반대를 했던 이유가 지금도 궁금하다. 김 회장은 “교회나 VoKA를 염려해서라기보다는 캠페인 자체에 대한 시기나 질투가 아닌가 생각돼 씁쓸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이것도 동해병기 캠페인의 성격을 이해하지 못하고, 또 대의를 위해 하나 되지 못하는 한인사회의 미성숙 때문에 생겨난 일로 판단하고 잊어버리려 노력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일본 정부의 방해를 막기 위해 일본 언론에의 노출을 극도로 자제했던 것과 달리 그들에게 먹잇감을 제공하는 행동을 서슴지 않았던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은 이미 언급됐었다. 의원들만을 상대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하고 벅차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판에 남에게 공개조차 하기 어려운 장애들을 자주 접하는 VoKA 임원들은 날마다 조마조마한 심정이었다. <계속>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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