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는 프랑스의 대문호 앙드레 모루아가 집필한 ‘미국사’(김영사 간)를 시리즈로 소개한다. 앙드레 모루아는 신대륙 발견부터 초강대국 반열에 오르기까지, 500년 미국 역사의 장대한 드라마를 유려한 문체와 심오한 통찰력으로 풀어냈다. 신용석 조선일보 전 논설위원이 번역을 맡아 원작의 미문과 의미를 충실히 살려냈다는 평이다.
본보는 ‘미국사’ 중에서 버지니아와 메릴랜드 일대를 중심으로 펼쳐졌던 초기 역사와 미국이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데 전환점이 된 주요 장면을 편집해 독자들에게 전하고자 한다. 미국에 살면서도 간과하기 쉬운 미국의 과거와 현재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편집자 주>
-왜 북미 인디언은 미개했나
인디언이 아시아의 어느 지방에서 왔든 이미 먼 옛날에 세대 단절이 이뤄졌고 아메리카 문명은 수 천년간 독자적으로 발전해왔다.
인디언은 쟁기도 없이 토산 농산물인 옥수수, 강낭콩, 감자, 카사바(cassava), 카카오(cacao), 담배, 목화 등을 재배했다. 중앙아메리카와 남아메리카 인디언은 석재로 사원과 궁전을 건축했고 다른 지역 인디언은 나무껍질 오두막집, 들소가죽 천막, 목조 오두막집, 흙벽돌집 등에 서 살았다.
멕시코와 페루 지역에서는 일찍이 문화가 발달한 데 반해 당시 북쪽에 있던 부족들은 왜 미개한 상태에 있었을까? 이러한 의문은 아프리카나 아시아에도 해당된다.
-식량 공급과 문명의 연관성
이집트는 인근에 야만족이 들끓을 때 어떻게 대제국을 형성하고 놀라운 예술을 꽃피웠을까? 그 이유는 나일 강의 정기적인 범람으로 농업 생산물이 풍성해 인구 집중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이것은 아메리카도 마찬가지다. 도시 문화 발달은 식량 공급과 깊은 관련이 있다. 그런데 수렵과 목축 민족은 광대한 토지를 필요로 하므로 어느 한곳에 정착할 수가 없다. 이처럼 고된 삶을 살아가는 그들은 예술이나 사치품 발달에 필수 불가결한 부를 축적하기 어렵다. 원시적인 농업은 간신히 최저생활을 유지하는 정도에 불과했고, 그것도 여름철의 풍부한 강우량이나 홍수의 범람 등 극히 드문 자연의 혜택을 받아야 가능했다. 멕시코 문화는 여름철의 풍부한 강우량 덕분에 발달한 것이다. 멕시코 고원에서는 옥수수가 잘 자랐고 풍성한 수확으로 예술과 종교, 과학의 싹이 트기 시작했다.
-아메리카 인디언들의 삶
아메리카 인디언은 아즈텍 혹은 잉카처럼 타 부족을 정복하거나 제국을 세우지 않았다. 드넓은 중부 초원지대 인디언은 대부분 유목민으로 수백만 마리의 들소 떼를 사냥하며 생계를 이어갔다. 그들은 고기를 발라낸 가죽으로 신발, 옷, 배 등을 만들었고 힘줄로는 활, 뿔로는 숟가락을 만들었다. 먹고 남은 고기는 말린 후 두드려서 육포로 저장했다가 식량이 부족할 때 먹었다. 들소는 우둔해서 사냥하기에는 위험하지 않았지만 길들이기가 불가능했기 때문에 인디언은 무언가를 끌어야 할 때 개를 이용했다.
한편 거의 모든 인디언이 담배의 존재를 알았으며 그들은 담배를 피우거나 씹거나 코로 들이마셨다. 어떤 종족은 돌이나 진흙으로 만든 담뱃대를 사용했고 또 어떤 종족은 담배를 가루로 만들어 돌멩이의 원통 속에 넣고 피웠는데 이것이 최초의 궐련(얇은 종이로 말아놓은 담배)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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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석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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