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시대 개막했지만 미국서 대중화되기까지는 1년6개월은 걸릴 듯”

지난 3일 약속이나 한듯 미국과 한국에서 5G 스마트폰 시대가 개막했지만 대다수 미국 소비자들에게는 5G가 당분간 ‘그림의 떡’이 될 전망이다.

언론들에 따르면 미국 1위 와이어리스 통신사 버라이즌이 미국 통신사 중 최초로 지난 3일 시카고와 미니애폴리스 일부 지역에서 모토롤라 Z3 스마트폰을 통해 다운로드 스피드가 762mbps인 5G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전문가들조차 이들 지역에서 5G 시그널을 찾는 게 쉽지 않을 정도로 서비스의 품질은 엉망이다.

버라이즌 대변인은 이날 “현재 버라이즌의 5G 와이어리스 서비스가 제한적이라는 사실을 인정한다”며 “몇달이 지나면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이들 두 도시에서 버라이즌 5G 서비스에 가입하려면 무제한 데이터플랜을 구입해야 하며 기존요금에 월 10달러를 추가로 내야 한다.

업계 전문가들은 미국에서 5G가 대중화되려면 애플 아이폰, 삼성전자 갤럭시 등 시장점유율이 가장 높은 스마트폰의 5G 버전이 출시돼야 하며, 이통사들의 5G 커버리지 지역이 확대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일단 삼성전자의 첫 5G 스마트폰인 갤럭시S10 5G는 5월 중순 버라이즌을 통해 출시되며 LG전자의 5G 스마트폰도 비슷한 시기에 스프린트를 통해 출시될 예정이다.

문제는 아이폰이다. 미국에서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은 아이폰이 5G 스마트폰 대중화의 열쇠를 쥐고 있다는 데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5G 아이폰이 올해 안에 출시될 가능성은 ‘제로’(0) 라며, 빨라야 2020년 가을에 5G 아이폰이 출시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많은 미국인들은 아이폰 탄생 이후 수천달러 이상을 아이폰, 아이패드, 맥 등 다양한 애플기기와 온갖 콘렌츠를 구입하는데 투자해 그야말로 애플생태계의 포로가 되어 있다. 이 때문에 삼성을 비롯한 다른 제조사의 스마트폰으로 갈아타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워 어쩔 수 없이 5G 아이폰이 나오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

애플은 전세계 스마트폰 제조사에 모뎀칩을 공급하는 퀄컴과 법적 소송을 진행중에 있으며, 또 다른 모뎀칩 제조사인 인텔의 경우 빨라야 2020년에 자사의 5G 모뎀칩이 스마트폰에 탑재될 것이라고 밝혀 애플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이 때문에 애플이 1,000명 이상의 엔지니어를 동원해 자체 5G 모뎀칩을 개발하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으나 이 또한 현실화될지는 미지수다.

한편 5G는 기존의 4G LTE보다 데이터 전송속도가 최소 20배는 빨라 5G를 구현할 수 있는 기기가 있으면 1GB 용량의 영화 1편을 10초 안에 다운받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2020년 말까지는 미국 내 대부분 지역이 5G 영향권 안에 들 것으로 보고 있다.

<구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