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국을 방문하였다. 인천공항에 내리는 순간 얼마나 덥고 습한지 잠깐 사이에 옷이 다 젖을 정도로 후덥지근하여 마치 동남아에 온 듯하였다. 장마도 실종인지 거의 매일 섭씨 38도를 오르내리고 해가 쨍쨍하다 느닷없이 비가 내렸다가 따가운 햇빛이 나왔다. 태국 이주노동자가 TV에 나와 태국보다 더 덥고 습하다니 우리나라가 맞나하는 의심이 들 정도였다.
이렇게 무더위가 이어지는 어느 날 나는 분당 중앙공원을 갔다가 두 눈을 의심하였다. 뜨거운 태양아래 공원 나무사이로 긴 행렬이 보여 무엇인가 봤더니 바로 황토 길을 맨발로 걷는 사람들의 무리였다. 세상에나!! 이 뜨거운 날 사람들이 바글바글 황토 길을 걷는데 봄, 가을은 말할 것도 없고 겨울에는 황토길 위에 비닐을 덮어 비닐하우스처럼 만들어놓고 그 안에서 걸을 정도라고 했다.
모든 지자체는 앞다투어 지역에 황토 길을 조성하여 시민들이 걷게 한다니 과히 황토걷기 열풍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렇다면 과연, 황토길을 맨발로 걸으면, 어떠한 효과가 있길래 사람들이 그렇게 열광하는 것일까?
우선, 맨발로 맨땅을 걸으면 지표면에 놓여 있는 돌멩이나 나무뿌리, 나뭇가지 등 다양한 물질이 발바닥의 각 부위와 상호 마찰하고, 땅과 그 위에 놓인 각종 물질이 발바닥의 각 반사구를 눌러주는 자연 지압의 효과가 있다.
뿐만 아니라, 맨땅을 맨발로 걸으면 접지(Earthing) 효과를 볼 수 있다. 시멘트 아스팔트 등을 맨발로 걸을 때는 접지효과가 없다. 우리 몸에는 약 30~60mV의 양전하가 흐르는데 땅과 맨발로 만나는 순간 0V가 되며, 땅의 음전하와 만나 중성화된다. 이때 우리 몸에 쌓인 활성산소(Oxygen Free Radical)가 빠져나간다고 알려져 있다. 맨발 걷기 접지는 항산화 효과로 불린다.
원래 활성산소는 몸이 곪거나 상처 난 곳을 치유하라고 몸 자체에서 보내는 방위군이며, 상처를 공격하여 치유하고 나면 맨발과 맨땅의 접지를 통해 몸 밖으로 배출돼야 하는데 그러지를 못하고 몸속을 돌아다니면서 몸의 멀쩡한 세포를 공격해 악성 세포로 바뀌게 하기도 한다.
최근 맨발 걷기의 효과가 국내에서도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맨발걷기생명과학연구소와 여수요양병원, 삐땅끼의원이 공동으로 맨발로 30분 걷기 전후의 혈액을 채취해 광학현미경 및 제타포텐셜(Zeta Potential·표면 세포간 밀어내는 힘) 분석기를 이용해 정밀 분석을 실시한 결과 맨발로 30분 걷기 전에는 적혈구가 뭉쳐 ‘연전쌓기(rouleaux formation)’ 형태를 보였으나, 걷기 후에는 적혈구가 완전히 분산된 모습이 관찰되어 유의미한 변화가 있음을 보고하였다.
반면, 신발을 신고 동일한 시간 동안 걷기를 실시한 경우, 혈액 내 응집 상태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고 보고하였으며, 이는 2013년 미국 ‘대체 및 보완의학학회지’에 발표된 ‘접지(Earthing)는 혈액의 점성을 낮춰준다(스티븐 시나트라 등)’는 논문에 따르면 끈적끈적한 점성이 있는 혈액이 맨발걷기 40분 뒤 깨끗해졌다는 결과와 일치한다. 당시 논문에서도 적혈구 제타포텐셜을 평균 2.7배 높여줘 혈류 속도가 2.7배로 빨라졌다. 뿐만 아니라, “맨발로 지면에 접지되면 자유전자가 인체로 유입되며 전압이 0V로 안정되고, 이로 인해 멜라토닌 분비가 촉진된다”고 설명했다(고장면 교수).
연구팀은 맨발걷기를 실천한 환자들의 체감적 변화도 함께 기록했다. 실제 참가자들 중 일부는 수면의 질 개선, 스트레스 지표 안정화, 요실금 개선, 통증 감소, 심리적 안정 등의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과학적으로 입증된, 맨발로 걷기의 5가지 이점
*고유 감각 향상
맨발 걷기의 가장 큰 장점은 몸의 위치와 움직임을 인식하는 능력, 즉 고유 감각을 강화하는 것이다.
수잔 C. 푹스 박사(족부 및, 발목외과전문의)는 “맨발 걷기는 발로부터의 감각 피드백을 증가시켜, 발의 위치와 움직임에 대한 인식을 향상시킨다”고 하였으며, 마카롭스키 박사는 발에는 신경 말단이 있고, 땅과 접촉할 때 이 신경들이 정보를 뇌로 보내게 되므로 이러한 감각이 균형과 협응 능력을 향상시킨다고 하였다.
*발의 근력 강화
정형 외과적 문제가 없다면, 맨발로 걷는 것이 발 근육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푹스 박사는 발과 발목을 더 많이 사용하면 보행 능력 개선되며, 맨발로 걸을 때 발 근육이 신발을 신었을 때보다 더 많이 사용되고, 안정적인 자세와 강한 보폭으로 이어진다고 보고하였으며, “맨발 걷기는 보다 자연스러운 보행을 유도해 부상의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라고 말하였다.
*관절 가동 범위 향상
발이 뻣뻣하게 느껴지는 사람들, 예컨대 불편한 신발을 오래 신었거나 관절염을 앓는 이들은 맨발 걷기를 통해 관절 가동 범위를 향상시킬 수 있다. 푹스 박사는 “신발 없이 걷는 것은 발과 발목의 움직임을 더 자유롭게 하며, 특히 발가락과 아치 부분의 유연성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되고, 발 전체가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환경은 발 건강에 중요하다고 하였다.
*사고 능력 향상에 도움
맨발로 걷는 것이 인지 기능 향상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과학적 근거가 있다. 이는 혈액 순환이 좋아지기 때문인데, 뇌로 더 많은 피가 흐르면 사고력도 향상될 수 있다. 한 연구에서는 청소년들이 주 4회씩 12주 동안 40분간 맨발로 걸었을 때 인지 속도가 빨라지고 집중력 지속 시간이 늘어났다고 보고하였으며, 다른 연구에서는 16분간 맨발 달리기를 한 사람들의 기억력이 향상된 것으로 보고하였다.
*스트레스 감소
특히 자연 속에서의 맨발 걷기, 즉 ‘그라운딩’은 스트레스 감소에 효과가 있고, 꾸준히 맨발로 자연 속을 걷는 것이 세로토닌 수치를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맨발로 자연 상태인 황토 길을 걸으면 ‘어싱(earthing)’이라는 치료 효과가 나타나는데, 맨발로 땅과 접촉하면서 지구의 전자(전자기장)와 우리 몸의 전하가 교류되어 면역체계가 안정된다는 이론이며, 황토는 특히 중금속을 흡착하고 독소를 제거하는 데 좋은 흙으로 알려져 있으므로, 황토길 맨발 걷기는 과학적으로 입증이 된 것이라 할 수 있다
황토 길에서 맨발걷기가 좋은 이유는 발바닥에는 72개의 반사구와 7,200개의 신경 종말이 집중되어있으므로, 황토길을 맨발로 걸으면 이 모든 지점이 자극받으면서 혈액순환이 즉시 활성화되어, 특히 제2의 심장이라 불리는 종아리 근육이 펌프 작용을 강화해서 전신 혈류가 개선되고 하며, 실제로 20분간 황토길을 걸은 후 측정한 결과, 말초혈관의 혈류량이 평균 25% 증가하고 혈압도 수축기 기준 5-8mmHg 감소한다는 최신 연구 데이터가 있다.
저속노화의 가장 좋은 명약이 걷기임을 생각해볼 때 한국에서 열풍이 불고 있는 황토맨발걷기는 아주 좋은 운동인건 맞지만 아치가 높은 발을 가졌거나 평발, 비만인의 경우는 조금 지양해야 한다. 한국에 비해 이곳 버지니아에서는 황토 길을 찾기가 여의치 않지만 선선한 가을, 바지를 걷고 황토길 맨발걷기를 통해 행복 세로토닌이 분비되는 걷기를 할 수 있기를 꿈꿔본다
(양종구의 100세시대 참고)
** 맨발 걷기가 좋지 않은 사람
1. 아치가 높은 발을 가진 사람은, 발바닥 앞쪽과 뒤꿈치에 압력이 집중되어 굳은살이 생기기 쉽기때문에 맨발로 걸으면 이 부위에 더 많은 부담이 가해지므로, 맨발걷기가 적합하지 않다(족 전문가 마카롭스키박사).
2. 평발은 아치가 무너진 상태로, 근육이 더 많이 사용되어야 하므로, 신발의 지지 없이 걸으면 발이 쉽게 피곤해지므로 맨발걷기가 좋지 않다.
3. 비만인 사람도, 충격 흡수가 줄어들어 발에 더 큰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맨발걷기가 좋지 않다.
4. 맨발로 걸을 장소가 안전한지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맨발 걷기 환경이 조성된 공원이나 해변 등 안전한 환경에서만 시행해야 한다. 걷고 난 후에는 발을 깨끗하게 씻고 건조시킨 뒤 보습해야 한다. 당뇨병이나 족부 질환이 있다면 주치의 상담 후 맨발 걷기를 시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걷기 후 상처가 생겼는지 살펴보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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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설향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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